theos & logos

에너지 위기 시대, 녹색마을과 녹색교회로 에너지 자립 꿈꾼다 본문

교회와 창조

에너지 위기 시대, 녹색마을과 녹색교회로 에너지 자립 꿈꾼다

데오스앤로고스 2015.12.14 12:17

 

한국교회환경연구소, 2014년 환경주일 기념 생태신학세미나 개최 / 2014년 5월 12일 기사

 

 
▲ 2014년 환경주일을 맞아 한국교회환경연구소와 연세대 신과대학 부설 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가 지난 9일 '에너지 위기에 대한 생태신학적 성찰'을 주제로 생태신학세미나를 개최했다.

오늘날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세계의 피와 살로 만들어진 에너지를 서로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다. 결국 에너지 고갈은 물론 기후변화와 방사능으로 인해 지구 재앙의 큰 위협 앞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부설 한국교회환경연구소(소장:전현식)와 연세대 신과대학 부설 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가 지난 9일 연세대 신과대학 4층 교수회의실에서 ‘에너지 위기 시대에 대한 생태신학적 성찰’을 주제로 2014년 환경주일 기념세미나를 개최했다.

전현식 소장은 “이번 세미나는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과 교회들이 에너지에 대한 위기를 느끼게 하고, 하나님이 주신 창조세계의 피와 살로 만들어진 ‘에너지에 대해 깊이 배려하게’하는 기회를 갖기 위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위기 시대를 반성하는 예배로 시작된 이날 세미나 참석자들은 “하나님께서 지으신 하늘과 땅의 모든 생명이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하지만 우리들의 욕심으로 인해 수많은 생명들이 고통당하고 있다. 이러한 고통에 대해 외면하고 있는 죄를 용서해 달라”며 죄를 고백하고, “에너지 사용에 좀 더 책임적인 존재가 되고, 또 피조물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하나님의 자녀가 될 것을 약속한다”며 10가지 에너지 전환수칙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에너지 전환수칙 10가지는 다음과 같다.

1. 가정과 직장, 교회에서 사용하는 에너지가 하나님께서 지으신 지구동산을 통해 오는 것임을 알고 생각을 바꿔 필요만큼 사용함으로 하나님 보시기에 참 좋은 세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2. 기후 붕괴 방사능 재앙에서 자유롭기 위해 화력발전이나 원자력발전이 아닌 태양과 바람 에너지를 직접 생산해 쓸 뿐만 아니라 정부가 지구적으로 건강한 정책과 제도를 시행하도록 노력한다.

3. 현 에너지 사용량을 점검하고 즐거이 10% 이상을 줄일 뿐 아니라 교회절전소를 지어 대규모 발전소와 송전탑 건설로 더 이상 고통이 확산되지 않도록 노력한다.

4. 언제 어디서든지 실내 적정온도를 유지하되, 피크시간에는 전기제품 사용을 최대한 줄인다.

5. 새로운 전기제품을 사거나 건물을 지을 때 효율등급을 최우선으로 여길 뿐 아니라 사용을 바르게 하여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전력을 최대한 줄인다.

6. 지나친 조명을 삼가면서 사용하지 않은 조명은 반드시 끌 뿐만 아니라 가전제품의 플러그는 뽑거나 멀티탭을 연결해 스위치를 끈다.

7. 머물고 있는 건물의 에너지효율을 자연채광과 통풍, 단열 등을 통해 현재 수준에서 최대로 올리기 위해 노력할 뿐 아니라 리모델링을 하거나 신축 시에는 재생에너지 생산과 빗물 활용이 가능한 제로에너지하우스를 짓기 위해 노력한다.

8. 국내산 제철음식을 남김없이 먹음으로 에너지 낭비를 줄일 뿐 아니라 걷거나 자전거를 즐겨 타고,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함으로 녹색은총에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9. 에너지 낭비를 줄이기 위해 재생지 사용은 물론 ‘아나바다’ 실천에 힘쓰고, 일회용품 사용을 최대한 줄인다.

10. 에너지 탐욕이 불러온 지구 재앙과 그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이웃을 위해 기도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에너지 빈곤가구를 찾아 직접 돌보고 나누는 일에도 힘써 노력할 것이다.

한편, 이날 이유진 박사(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위원)가 ‘에너지자립을 꿈꾸는 녹색마을 녹색교회’를 주제로 발표하며, 에너지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노력이 전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겨울 북미는 체감온도 영하 70도까지 내려가는 혹한에 사상자와 피해가 속출했다. 이는 기후변화가 점점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현재 석유는 피크치를 넘어 생산량도 점점 더 줄어드는 상황이다. 이미 우리의 생태계는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며 “핵발전을 기후변화의 대안으로 삼았지만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로 이러한 주장조차 더 이상 설 곳이 없고, 안전한 미래를 위해서는 탈핵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사실 해외뿐만 아니다. 국내적으로 계속된 핵발전소 비리에 가동 중지, 전력난, 밀양송전탑 문제 등 전력 사용으로 인한 갈등과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서울의 전력자립도는 2011년 기준 2.95%로 전기 생산의 대부분을 다른 지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박사는 “이와 같은 에너지의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에너지 자립을 위한 녹색마을과 녹색교회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개인은 힘이 약하지만 공동체가 함께 준비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며 이를 믿고 실천해가는 에너지 자립마을과 교회들의 사례를 발표했다.

# 에너지자립을 꿈꾸는 녹색마을

영국 토트네스 지역의 경우 마을 주민들이 지금 사용하는 에너지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필요한 에너지의 절반을 재생가능한 에너지로 전환한다는 ‘함께 전환하기’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전환가구를 원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포함해 6~10 가구를 모아 한 그룹을 만든다. 1단계는 ‘에너지와 자원절약’부터 시작된다. 에너지를 덜 쓰는 생활에 익숙해지면 2단계로 ‘주택단열개선사업’을 진행한다. 집 자체를 에너지를 덜 소비하는 집으로 개조하는 것이다. 3단계로 지붕 위에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한다. 집에서 직접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에너지 절약, 효율개선, 재생가능에너지 생산이라는 에너지자립 주택을 위한 3단계가 완성된다.

그렇게 10가구가 시작한 전환가구가 전환거리를 형성하게 되고, 전환거리가 수십 개가 늘어나면 거리가 모여 마을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토트네스만이 아니라 독일, 오스트리아를 중심으로 에너지 자립마을 또는 영국의 커뮤니티 에너지 프로젝트를 통해 에너지자립마을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부안 등룡마을, 산청 민들레공동체, 임실 중금마을, 통영 연대도와 같이 에너지자립마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마을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

특히 “서울시는 에너지 생산과 소비에 대한 공정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원전하나줄이기’ 사업을 진행하면서 에너지자립마을 시범사업을 진행중이다. 공모사업을 진행하면서 토트네스의 전환거리 모델을 반영했다”며 “마을 단위에서는 핵에너지, 석유, 석탄이 갖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마을과 도시에 대한 실험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노원구, 성북구, 강동구를 비롯해 탈핵에너지전환도시 선언을 한 15개의 자치구가 있고, 11개의 에너지자립마을이 있다는 것. 시와 구, 그리고 마을이 에너지전환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고, 에너지문제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공동체들이 자라고 있다는 것이다.

동작구 성대골에서는 어린이도서관을 중심으로 에너지 공부가 시작됐다.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절전소’ 운동이다. 에너지 절약이 곧 에너지 생산이라는 생각에서 집집마다 전년대비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성대골의 ‘절전소’ 운동은 전국 각지로 퍼져나갔고, 성북구에서는 구차원에서 절전소 운동을 벌이고 있다.

2012년 서울시는 동작구의 성대골을 비롯해 금천구 새재미마을, 성북구 돋을볕 마을, 도봉구 방아골과 방학우성아파트, 강동구 십자성마을과 한솔솔파크를 에너지자립마을로 선정했다. 서류만으로 선정한 것이 아니라 서울시 공무원들이 일일이 마을을 찾아가 주민들과의 면담을 통해 확정한 것이다.

마을 주민들이 에너지에 관심을 갖게 됐을 때, 지난 1월 24일에는 뽁뽁이부터 LED, 대기전력 차단기까지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는 제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성대골 에너지 슈퍼마켓’도 만들어졌다. 앞으로 에너지에 대한 교육프로그램도 진행되고, 마을닷살림이라는 단열개선을 표방한 협동조합이 활동하는 근거지가 될 전망이다.

새재미 마을은 주택 에너지 효율개선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실험을 하고 있다. 2012년 50가구에 대해 주택에너지 실태를 조사하고, 우선순위를 따져 12가구에 집수리를 했다. 시공비는 금천구 예산과 아름다운재단 ‘공익형 집수리’ 사업을 통해 조달했다. 집수리한 집에서 변화가 일어나자 자기 돈을 들여 내단열, 외단열, 샷시 현관 교체 등을 하는 집들이 늘어났다. 몇몇 가구가 태양광을 올리고, 전기요금 절약효과를 보았더니 입소문을 통해 태양광을 지붕 위에 올리는 집들이 늘어났다. ‘입소문’ 효과가 동네를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십자성마을도 마을회관을 에너지교육장으로 바꾸고, 절전소 운동과 태양광발전기 설치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방아골은 젊은 엄마들이 나서서 인형극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환경과 에너지 절약에 관한 교육을 진행하면서 에너지자립마을에 관심을 갖게 됐다. 복지관과 협력해 재미있는 마을 프로그램도 실험해보고 있다.

# 기후변화에 따른 종교들의 역할

그렇다면 이와 같은 기후변화에 따른 에너지 절약을 위해 종교계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이유진 박사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종교계의 노력은 미국에서 적극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8년 4월 지구의 날 연설에서 부시는 “지금 온실가스를 당장 줄이려 하지 말고 2025년부터 온실가스 증가율을 줄여 나가자”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발언에 대해 미국 가톨릭주교협의회와 유대인 공공정책위원회가 “미국은 자신만의 이득을 챙길 것이 아니라 인류의 미래 이익에 기여할 대응책을 준비하고 주도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개신교 복음주의협의회도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의 타락을 막기 위해 과학과 종교가 협력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이후 미국에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종교 간의 공동대응을 위해 ‘인터페이스 파워앤드라이트’라는 조직이 결성됐다. 이 단체에서는 매년 기후변화에 대한 대안을 실천하는 교단을 선정하는 등 에너지전환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영국 교회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도 돋보인다. 영국 위씽톤에 있는 성 미카엘 올 앤젤스 교회는 900년 된 교회 건물에 태양광을 올려 탄소배출 ‘제로교회’가 됐다. 나방을 위해 바이오매스 보일러를 사용하고, 지붕에는 태양광패널을 올려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필요한 에너지를 충당한다. 영국의 남서지역에서는 약 100여 개가 넘는 교회가 태양광 지붕을 갖고 있다.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 종교계도 활발하게 에너지전환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청파교회(김기석 목사)는 교회건립 100주년을 맞아 교인들의 헌금으로 지붕 위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했다. 태양광발전을 통해 생산한 전기는 한전에 판매해 에너지빈곤 가구를 위해 지원한다. 비행기로 출장이나 여행을 다녀온 교인들은 자발적으로 ‘탄소발생 부담금’을 헌금으로 낸다.

담임목사는 예배시간에 ‘온실가스’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며 삶의 방식을 바꿀 것을 당부한다. 이렇게 교인들이 모은 ‘탄소발생 부담금’은 ‘녹색꿈헌금’으로 적립해 사막화 방지를 위해 몽골에 나무를 심는 일에 쓰이고 있다.

이 박사는 “교회의 에너지 전환 실험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며 “한신대에 시민들이 출자한 햇빛발전협동조합‘이 세워졌고, 예장녹색교회햇빛발전협동조합도 추진위를 구성, 1호기 세우는 일이 진행되고 있다. 전국의 100여 곳 넘는 교회들이 교회 전기 사용량 10% 줄이기 사업을 벌이고, 서울 구로동 수원성교회에서 교회절전소를 만드는 활동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개신교만 에너지 문제를 대처하는 것은 아니다. 원불교는 지난해 7월 햇빛발전협동조합을 창립했다. 더불어 개교 100주년을 맞아 서울지역 교단을 비롯해 전국 100개 교당에 100개의 햇빛발전소를 세우겠다고 선언했다.

조계종에서는 초파일에 LED연등제를 실시하고 있다. 서울시의 ‘원전하나줄이기’ 정책에 동참해 2016년까지 서울 시내 사찰 257개에서 에너지 소비를 10%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이 박사는 “우리나라도 인구 절반에 가까운 2천5백만 명이 종교를 믿는다”며 “모든 종교가 함께 기후변화 교육을 하고, 지붕에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하면 엄청난 온실가스 저감효과를 얻을 수 있다. 미국처럼 한국 종교계가 공동으로 기후변화와 에너지 전환을 위한 기구를 구성하고 협력한다면 그 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피력했다.

이어 “기후변화와 에너지위기가 가져다 줄 미래에 대해 걱정하기보다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행동에 옮기는 것, 그러한 행동을 하는 과정이 행복하다면 녹색마을, 녹색교회의 꿈은 곧 현실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발표 이후 김은규 교수(성공회대), 손문 박사(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 전문연구원), 김수연 교수(이화여대 여성신학연구소), 조성돈 교수(실천신대), 김영철 목사(생명평화마당 운영위원장) 등도 패널로 참여해 성경적 관점, 기독교교육적 관점, 여성신학적 관점, 목회사회학적 관점, 생명과 정의 평화적 관점에서 에너지 위기를 진단하고 생태신학적 관점에서 함께 대안을 모색했다.

0 Comments
댓글쓰기 폼